시작부터 공부 이야기 하긴 그렇지만,
저번에 빼먹었던 강의 이야기로 짧게 시작하고자 한다.
길티기어는 플레이 해봤던 IP는 아니지만, 친구가 좋아하기도 했고,
브리짓이라는 캐릭터가 엄청 유명해서 게임 디자인 정도는 눈에 새겨두었다.
짝꿍은 생소했다지만, 조금이라도 아는 IP가 나와서 반가웠고
전체 일본어 강의가 너무너무 신기해서 집중해서 들었던 것 같다.
입장시에 이어폰이 딸린 작은 MP3 같은 걸 나누어주는데,
라디오처럼 두세개의 채널이 있었다.
이어폰에서는 발표자의 한마디 한마디를 실시간으로 통역해 읽어주신다.
통역이 100% 완벽한건 아니고, 가끔 더듬으시거나 건너뛰는 단어들도 있었기에
현장에 계시다는것 정도는 알고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관람석 구석에 있는 방음 부스에
두 세명의 통역가 분이 10-15분 간격으로 번갈아가며 현장 통역을 해주고 계셨다.
발표자의 템포를 따라가기도 어렵고, 개발 과정에서 전문적인 단어를 남발하시기에,
통역가님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우실 것 같았지만 이해 잘됨.
툥역가님은 역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셨다.
사실 그래서 이 발표가 기억에 남았던 것도 있다.
아키라님은 3개 국어로 발표 내용을 미리 준비하여 해당 발표의 타겟을 올바르게 선정,
통역만으로는 이해에 어려움이 있을거라 예상하여 대본과 거의 유사하게 발표하셨다.
물론, 예전에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일본어 회화의 기억을 더듬어
발표 외에 여담을 조금 더 듣긴 했지만.
아키라님의 단정한 목소리와, 우리를 배려해주신 대본 번역등으로
발표에서 이야기 하신 IP의 기획, 대상선정, 실패와 재기과정 등이 정말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키워드는
# 플레이어는 실력의 좌절을 맛보면 다시 접속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던 이전작의 평가를 기억하고 있다.
# 길티기어 IP는 계속 성잘할 것이며, 앞으로도 함께해주세요?
같은 내용이었던 것 같다.
다음 강연은 네이버 클라우드의 하정우 센터장님,
최근 리뉴얼? 한 하이퍼 클로바 X의 기술적 측면을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하이퍼 클로바는 모델이 있고, 여기에 붙여서 쓸 수 있는 '스킬' 이라는게 있는데
플러그인에 가까운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제주 가족여행 교통수단 추천해줘' 라고 검색하면,
아이와 함꼐 여행하기 좋은 SUV, 정숙하고 편안한 하이브리드 차량,
곧이어 하이퍼 클로바와 연계된 "쏘카" 에서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는 페이지까지.
또한, 메일에서 내용을 요약해주거나, 미팅일정을 캘린더에 스스로 등록,
메일 및 외부 정보를 기반으로 당일 업무 스켸줄을 작성해주는 등 AI의 긍적적 비전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만 사용... 센터장님도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헉..했다.
물론 안정성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본인이 개발한 모든 것들을
시장에 공개할 필요가 없다.. 는 생각은 내게 새로운 시각이었다.
세계 3위의 대형 모델, 하이퍼 클로바X는
지금도 신청만 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니 모두들 추천 !
(개인에게 유료화 해봤자 기업에 파는것만 못하다고 하셨다)
https://www.ncloud.com/solution/featured/hyperclovax
그리고 강연 내용은 아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 야경사진까지 !
여기까지가 1일차 A/S )
짧지도 않았고, 기억한대로 끄적였지만 !!
뒤로하고, 이제서야 2일차 내용을 시작해본다.
둘째날은 B2C관으로 먼저 관람을 시작했고,
가장 한가해보이는 위메이드 부스의 스탬프 투어를 재빨리 돌았다.
쓸일 없을법한 포스터와 짝짝이, 그리고 굉장히 유용한 편의점 상품권 등을 끝으로 부스 내에 모든 도장을 찍어버렸다.
특히 오른쪽 상단에 있는 청하 앨범이
어떻게 저런 작은 패키지에 들어갔는지 엄청 궁금했었는데,
아무렴 이런 것도 있었구요,
마이크로닉스 부스에서 21:9 비율의 오디세이 G9과 대왕 키보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모니터랑 가로길이가 비슷한게 웃음 포인트다.
타건감은 철컥 철컥. 키캡은 손바닥만 했지만 포르자에서 드리프트는 잘 됐다.
다른 행사에서는 고장날까봐 잘 안열어주던데... 착한 사람들.
2일차까지는 컨퍼런스에 집중할 생각에, B2C 1관은 뭐가 있는지 둘러보기만 했다.
그리고 시간이 남은 김에, 서브컬쳐 게임들과 부스가 작은 인디게임들이 전시된 B2C 2관도 잠깐 들렀다.
마침 자리가 많이 남아보이는 테르비스라는 웹젠 게임이 있길래,
이번엔 웹젠 스탬프 투어를 목표 !
모든 도장을 받고 상품을 수령하고 나왔다.
갈수록 늘어나는 캐릭터 쇼핑백이 부끄러워...
그리고 왼쪽 일러스트는 귀엽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부끄러워서 들고다니기는 민망할 것 같다..
그렇게 웹젠 부스까지 놀다가 들어간 미카미 신지씨의 강의는 10분정도 지각했다.
이번 발표 역시 일본어로 진행됐는데, 큰 글씨로 작성된 영문 자료가 눈에 띈다.
하지만 이전 내용들과 달리 기획, 개발, 역량으로서의 내용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어떤 게임이 재미있는가', '어떤 개발자가 되어야 하는가' 등의
추상적인 내용을 여러가지 설명해주셨다.
사진에서는 잘렸는데, 이 슬라이드의 내용은
모두가 30세 이후에 주의해야 할 것들。
- WHAT I WANT
- WHAT I SHOULD
- WHAT I CAN
세가지의 밸런스를 잘 맞추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미카미 신지씨의 강연은
역량과 문제 해결을 주로 이야기 하던 이전 강연과 다르게 맥을 달리하는,
즐거운게 무엇이냐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미카미 신지씨 본인의 젊을 때 이야기와 더불어
지금 이 자리에 온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내용이라서
더욱 몰입했던게 기억이 난다.
개발자로서
기억에 남는 QnA 내용을 필기해와서, 아래에 적어둔다.
Q. 게임이란 가치가 예전과 달라졌나?
A. 게임이란, 봤을 때 재미있고, 했을 떄 재미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게 이전과 달리 변한 것 같습니다.
Q. 어떤 개발자가 인상깊었고, 어떤 작품이 디렉터로서 즐거웠나?
A. 크리에이터는 인간적으로 특이하고 이상한 사람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만의 유니크한 아이디어를 마구 던지고, 돌진하는 사람과 일하는게 즐겁습니다.
무난하게 일하는 사람은 대충 계산하는대로 나옵니다. 가슴이 설레지 않습니다.
뭐든 저질러버리는 사람이랑 일하는게 더 설레고, 불안하지만 더 즐겁습니다.
Q. 재미란 주관적인 것 같다. 다양한 게임을 만들었겠지만, 재미를 어떻게 정의하나?
A. 내가 재미있다 라는건 주관적인게 맞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주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충 두 세명이 재미있다면 일단 해볼만 합니다.
또 팀 스탭들의 의견도 보고, 주변의 의견도 확인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타겟을 잘 좁히면 특정인들은 더 잘 꽂힙니다.
만드는 입장에서도 그게 더 재미있습니다.
Q. 업무와 휴식의 경계, 마인드셋을 잘 못하겠다. 어떻게 하셨는지?
A. 젊을 땐 없었습니다. 하루 16시간 정도 일한 것 같습니다.
없으니까 마인드셋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애초에 쉬고나서 일할 필요 없으니.
하지만 가끔은 드라이브를 한다던지, 피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취미를 만들어서 피했다, 도피시켰습니다.
덮어놓고, 덮어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잇"하고 던지고 갑니다.
Q. 멋진 캐릭터를 만드는데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A. 호러에는 잘생긴 캐릭터가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섹시함도 노골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꼭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잘 만드는 사람은,
(주제) 이외의 것들에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이런 내용은 어느정도 경지에 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노력은 하지만, 언젠가 뒤돌아 봤을 때,
'그래도 한껏 불태웠구나'
라는 말 한마디 자신있게 못할 내 자신에게
조금은 부끄러웠다.
엄청 큰돈은 아니지만,
컨퍼런스 티켓 10만원을 기꺼이 지불하고 자리에 함꼐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이젠 지나버린 대학생, 국방의 의무를 어깨에 지고있는 나.
내게 강연자의 자리는 아니더라도,
내가 가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처럼,
'와 넷마블, 와 NHN게임즈, 와 대기업'
누군가는 멋있게 볼 수 있는 계단에 서서
다시한 번 그 자리에 참석하고 싶다.
그렇기에 오늘도 이런 기록을 남겨보는게 아닐까.
아무튼,
설렘도 자책도 잠시,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만원짜리 팟타이와 만원짜리 오코노미야끼를 짝꿍과 반반 나눠먹구,
관심있는 강연이 없던 시간에 짧게 테슬라를 시승해보고 왔다.
모델X는... 솔직히 내 친구 덜덜이보다 별로였다.
에어서스 승차감도 기대 이하였고, 요철을 지나는 느낌이 '1억' 같지 못했다.
공차중량이 2.4톤이나 되는 돼지에게 이정도 기대는 욕심인걸까.
아무튼, 그렇게 B2C 관을 잠깐 둘러보다가 오후 일정도 끝마쳤다.
저녁은 저번 부산여행 때 못갔던 송정 해녀집에서 먹었다.
별 생각없이 네비만 따라갔는데,
건물이 은근 외진 곳에 있었다.
노을질 때 왔던 사람들은 엄청 운치 좋았다던데 ㅡ
가을이라 해가 빨리져서, 살짝 아쉽긴 하다.
메뉴는 두명밖에 안돼서 부담스러웠지만,
58,000원 짜리 제일 작은 중짜리 모듬을 시켰다.
먹다보니 옆에서 드시는 라면도 눈길이 가고, 사실은 전복죽도 먹고싶긴 했는데ㅡ
짝꿍이랑 합의 하에 해물라면으로 시켰다.
만원짜리 해물 라면은 좀 밍밍한 편이었지만,
누가봐도 싱싱한 재료가 모든 것을 용서하게 만들었다.
솔직히, 이렇게 귀한 라면을 어디서 먹으랴.
앗 공기밥도 따로 시켜먹었다.
저번에는 지스타가 아니라 정말 부산 투어를 목적으로 왔었던건데,
농심호텔부터 영도, 남포동부터 숙소 기장까지 이틀만에 부산 동서남북을 다 돌아다녔었다.
그때도 노브랜드버거와 젤라떡을 봤었지만,
젤라떡이 문을 늦게 여는 편이라서 못 왔었다.
이번에야말로 젤라떡을 먹고 돌아가리라.
노브랜드버거는 이제 근교에도 많아서 미련은 없다.
주문은 짝꿍이 해서 무슨 맛들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핑크솔트, 카푸치노, 초코, 피스타치오 너나할 것 없이 다들 맛있었다.
한결같이 믿음직한 짝꿍 입맛.
눈대중으로도 뭐든 잘 고르는듯 ㅡ
숙소에 가서는 톡 쓰러져버렸지만,
일정에 대꾸없이 따라와주고
뭐든 도와주려 애쓰는 착한
짝꿍에게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싶다.
2일차 일정도 이쯤에서 끝난다 :]
'ㅇ. 사서의 여행일지 > 지스타 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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